기원전 2세기, 고조선의 역사는 중대한 변화를 맞이한다. 연나라 출신의 망명객 위만(衛滿)이 고조선에 들어와 새로운 왕조를 세우면서, 이른바 위만조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단순한 왕조 교체가 아니라 한반도와 중국 간의 관계, 그리고 동아시아 국제 질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위만의 등장과 고조선 왕위 찬탈당시 중국 대륙은 격변의 시대였다. 진나라가 멸망하고 한나라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혼란이 계속되었고, 북방 유목 민족과의 갈등도 심화되었다. 이 와중에 연나라 왕 노관(盧綰)이 흉노로 망명하자, 그의 부하였던 위만도 1,000여 명의 무리를 이끌고 고조선으로 피신했다.위만은 고조선 준왕(準王)에게 투항하여 서쪽 변경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세력을 키운 뒤 기원전 194년경 마침내 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