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2

고구려 최후의 그림자, 연남생

634년, 고구려의 막강한 권력자 연개소문에게는 장남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연남생(淵男生). 훗날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으려 했지만,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권력과 피의 전쟁이었습니다.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권력의 공백연개소문이 사망하자 고구려의 최고 권력 자리인 '대막리지'는 장남 연남생에게로 넘어갔습니다.그러나 두 동생, 연남건과 연남산은 형의 권력 장악에 불복했고, 고구려는 순식간에 형제간 내전 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연남생의 아들 연헌충은 동생들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습니다. 권력은 피를 부르기 시작했고, 연남생은 결국 국내성을 떠나 도망치는 처지가 됩니다. 그는 자신을 몰아낸 고구려를 뒤로한 채, 적국 당나라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고구려를 향한 칼끝, 연남생연남생은 당나라에 투항하여 고구려 정벌을 ..

한국사 2025.04.25

고구려의 지혜가 흐르던 곳, 요하 전투

612년, 수나라의 황제 수양제는 제국의 위엄을 과시하고자 100만 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향해 진군합니다. 이 거대한 침공은 단순한 정복 전쟁이 아니었습니다.수양제는 자신을 '중화 세계의 주인'으로 선언하며, 고구려를 굴복시키는 것이 곧 하늘의 뜻이라 여겼습니다.그 첫 관문이 바로, 요하(遼河)였습니다.고구려의 철벽 방어선, 자연이 준 요새고구려는 요하를 방어선으로 삼아 수나라의 진군을 막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요하는 당시에도 강폭이 넓고 유속이 거센 강으로, 대규모 병력이 쉽게 건널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수나라군은 부교(浮橋)를 건설해 강을 건너려 했지만, 고구려군은 기다렸다는 듯 강가에 매복해있었습니다. 화살이 날아들고, 불화살이 다리를 덮치며 수나라 병력은 강을 건너기도 전에 큰 ..

한국사 2025.04.21

연개소문, 역적인가 영웅인가? 고구려 최후의 권력자 이야기

7세기 중반, 당나라가 중국 대륙을 통일하고 외세 확장을 꾀하던 그때, 한반도의 북방에는 강대한 고구려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흔히 '고구려 최후의 영웅'이라 불리는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연개소문입니다.강화도에서 시작된 전설연개소문의 어린 시절은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강화도 고려산 기슭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지금도 그 지역에는 연개소문이 말을 타고 훈련하던 치마대(馳馬臺), 무예를 익혔다는 오련정(五蓮井) 같은 지명들이 남아 있습니다.영류왕을 제거하다642년, 연개소문은 고구려 정치의 중심에 뛰어듭니다. 당시 고구려 조정은 외세에 유화적인 영류왕과 강경파 귀족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던 시기였습니다. 연개소문은 강경 노선을 내세우며 군사력을 동원해 정변..

한국사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