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년, 수나라의 황제 수양제는 제국의 위엄을 과시하고자 100만 명이 넘는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향해 진군합니다. 이 거대한 침공은 단순한 정복 전쟁이 아니었습니다.
수양제는 자신을 '중화 세계의 주인'으로 선언하며, 고구려를 굴복시키는 것이 곧 하늘의 뜻이라 여겼습니다.
그 첫 관문이 바로, 요하(遼河)였습니다.
고구려의 철벽 방어선, 자연이 준 요새
고구려는 요하를 방어선으로 삼아 수나라의 진군을 막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요하는 당시에도 강폭이 넓고 유속이 거센 강으로, 대규모 병력이 쉽게 건널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수나라군은 부교(浮橋)를 건설해 강을 건너려 했지만, 고구려군은 기다렸다는 듯 강가에 매복해있었습니다. 화살이 날아들고, 불화살이 다리를 덮치며 수나라 병력은 강을 건너기도 전에 큰 피해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수나라의 선봉 지휘관들마저 전사하면서, 수군의 사기는 급속히 떨어졌습니다.
시간을 사는 고구려, 지연전술의 정수
고구려는 이 전투에서 전면전을 벌이기보다는 철저한 지연전술을 펼쳤습니다. 수나라 군이 요하를 건너는 데 무려 한 달이나 걸리게 만들면서, 고구려는 후방에서 전열을 정비하고 방어선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이후 요동성 전투 등 본격적인 접전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요하 전투, 수나라에 첫 번째 균열을 내다
결국 수나라 군은 요하를 건너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그들의 진군 속도는 늦춰졌고 병력 손실도 컸습니다. 고구려는 비록 일시적으로 후퇴했지만, 전략적으로는 완벽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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